결혼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결혼 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집 구하기 스드메보다 먼저 고민하기
우여곡절이 많다. ' 신혼부부가 집은 한 채 있어야하지 않냐, 집 있는게 얼마나 마음 편한지 모른다. ' 등등... 나도 안다. 다 아는데 생전 집을 알아본 적 없는 나에게 3개월 만에 집을 구하라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어디에 사는게 좋은지, 대출은 현금자산 대비 얼마를 받는 것이 적당한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큰 금액을 대출 받으려니 갚아 나가는데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대출에 거부감부터 생겼다. 처음엔 원룸에서 살다가 집이 필요해지면 그 때 사면 안되냐 했었다. 당연히 양가부모님 입장에선 단호히 '안된다' 하신다. 한단계 높여 오피스텔은 어떻냐, 안된다 하신다. 대출 받기는 죽어도 싫고, 그래서 알아보다가 공공임대나 국민임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일단 부부 합산소득이 월 350만원을 넘어가면 안된다. 하지만 내가 일을 그만두었기 때문에 지금 현재, 가능하기도 하였다. 문제는 입주공고가 매일 있는 것이 아니라 적게는 몇 개월에서 많게는 몇년 만에 공실이 생겼거나 예비자 입주를 받을 때 공고가 나기 때문에 그 때 입주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마냥 공고만을 기다리며 길바닥에서 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청약도 마찬가지다. 내가 오늘 청약에 당첨되었으면 적어도 2-3년 뒤에 완공이 되고 입주가 가능해진다. 만약 이 부분을 미리 알았더라면 청약통장 가점 관리도 잘 했을테고 임대 공고가 났을 때 경험삼아 넣어보기라도 했을텐데.. 우리가 집을 구했던 시기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의 청약아파트들 (지금은 프리미엄이 1억 5천이 넘게 붙었다) 임대공고가 잘 나지 않는 역세권 지역의 임대공고가 난 직후라 아쉬움이 더 컸다.
결국 우리 상황에 맞게 여러 방법들을 고민.
1. 외곽지역의 잔여세대 10년공공임대주택
- 1억 넘는 돈의 보증금과 월세 30만원, 33평, 8월 완공 새집
장점 : 새집이고 대출없이 시작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되는 지구라 주변환경이 깔끔하고 조용하다
단점 : 외곽지역이고 주변에 역이나 버스가 많이 안다녀 매일같이 길바닥에 뿌리는 돈들, 소득제한에 재테크를 할 수 없다.
이 경우, 월 30만원의 월세 + 출퇴근 등 기름값의 조건과 역세권 아파트 대출금을 매달 갚는 것, 어느 쪽이 더 나을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 적당한 평수의 적당한 가격에 전세를 산다
- 단, 무조건 역세권 / 2년 후 탈출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전세 살며 끈임없이 괜찮은 입지의 청약에 도전한다.
장점 : 대출없이 시작할 수 있다. 다른 부동산 투자를 호시탐탐 노릴 수 있다
단점 : 구축, 내 집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단점
3.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매입한다
- 이것 또한 무조건 역세권으로, 가능하면 입지 좋은 곳으로 골라 적어도 지금 가격보다는 떨어질 일 없는 곳을 매입 한다.
장점 : 내 집이고, 잘만 고르면 시세차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단점 : 대출을 받아야 할 것이고, 현재 대구 구축아파트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이렇게 우리의 상황에 맞게 고민을 한달 정도 하고, 마침내 2번으로 결정했다. 뛰어가면 5분 거리의 역세권에 26평 전세고, 주인세대분이 내가 원하는 타일, 벽지색 등 마음에 쏙들게 리모델링 해주셔서 그곳으로 계약했다. 마지막까지 매매와 전세 사이에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으나 부동산에 대해 이제 옹알이를 시작하는 베이비라, 모르면서 덜컥 아파트를 사서 마음 고생하는 것 보다 전세 살면서 청약과 마음에 드는 동네 아파트의 급매, 경매 등 수시로 들락날락 거리며 전세 탈출 계획을 갖고 사는게 더 마음 편할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집은 지금 사는게 가장 싸다지만... 구축 무시, 신축 사랑이 어마무시한 대구에선 글쎄, 라는 물음이 계속 생겨 2번으로 결정했다.
예단, 예물 생략하자! 근데 부모님도 그러래?
결혼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뭐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예신예랑 각자 맺고 끊음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둘이 처음 얘기 할 때는 예단, 예물 다 생략하고 커플링 하나만 하자고 했었다. 그리고 그 돈을 모아 목돈을 갖고 시작 하자고. -로 시작하는 것과 +로 시작하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느 한쪽에서 뭔갈 주시려고 하고 꼭 해야되는 거라고 하시면 "아.. 그런가요?" 예신예랑 둘 중 하나라도 반응이 저렇게 되면, 그리고 정말로 무언가를 받았다면! 그때부터 하나씩 생략하는 것 없이 다 하게 되는 마법이 시작된다. 뭔가를 받으면 뭔가를 또 해야되기 때문에.. 인생은 정말 give&take. 그리고 뭐라도 하나 더 해주고 싶은 부모님 마음을 모른채 하기 쉽지 않더라. 처음부터 서로 딱 " 저희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 둘이 마음 맞춰 입 맞춰 끝까지 함께 밀고 나가야한다. 결국 하나씩 주고 받다 보니 판이 너무 커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남들 말에 귀 기울일 필요 없다
그냥 '아 그렇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이고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내 상황에 맞게 소신껏 준비하는게 최고다. 혼수 또한 남들 말 듣고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해~" 근데 굳이? 다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전은 끊임없이 새롭고 더 업그레드 되서 나온다. 살면서 하나씩 사는 것이 제일 낫다. 미리 그릇도 예뻐보여 색깔별로 컵 색까지 맞추어 많이 사둘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수납 은근 골치 아프다.